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电影

[to. 633] 어제의 너보다 더 성장했어.

by 蓮支(연지) 2021. 2. 20.

안녕 633.

나는 지금 카페에서 무슨 영화 쓰지 고민하다가 넷플릭스에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추천해주길래 한 번 써보려고 함.

근데 네가 자꾸 카톡으로 웃긴 이야기 해서 집중하기 어렵군아... 잠시만 씹을게~!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영화 나오기 전부터 둘 다 엄청 기대했던 영화였잖아.

트위터에서 떠돌아다니던 스틸컷 보면서 서로 공유하고 오바쌈바 떨면서 여자가 세상을 구한다~ 이러면서 디비지게 웃은 게 엊그제 같은데 우리가 영화를 본 것도 벌써 작년 일이네. 이게 무슨 일이야...

 

사실 너한테 말은 안 했는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보러 갔을 때 내가 실수한 것 같아서 그게 아직도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너 모르지. 모르겠지 내가 말 안 했는데...ㅋ.ㅋ.ㅋㅋ.

우리 2019년에 열심히 독립영화 보러 다닐 때 상영관에서 항상 크레딧까지 올라가고 난 뒤에야 비로소 영화가 끝나잖아.

당연한 것처럼 말했지만 사실 그때서야 그게 옳다는 걸 배웠어. 원래 크레딧이고 뭐고 항상 영화 끝나면 뛰쳐나가기 바빴거든.

왜 그랬을까?

내가 혼자 영화를 보고 나면 너한테 말하잖아. 여운이 엄청 진하게 남아서 영화를 보고 난 직후에는 되게 정신이 없다고.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영화가 끝나자마자 뛰쳐나와서 그런 것 같아.

여운이 남을 만큼 좋은 영화였으면 그 자리에 앉아서 이런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흔적을 보면 됐을 텐데.

 

이 얘기를 왜 꺼냈냐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보고 났을 때도 내가 너무 당연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한 거 기억나?

다들 나가는데 가만히 있는 너를 보면서 "왜?"라고 질문했고 그때 네가 "크레딧 봐야지" 하는데 솔직히 정말 부끄러웠어.

뭔가... 그때 기분은 그냥 부끄러웠어. 쪽팔림에 가까웠지.

독립영화관에서 크레딧까지 올려주는 걸 진지하게 보지 않고 이게 지나야 문이 열리니까 하는 마음에 봤던 거야 나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롯데시네마 이런 곳에서 봤으니까 내 몸이 너무 자연스럽게 일어난 거지.

정말 부끄러운 실수를 했구나 했어.

 

그 뒤로는 같이 영화를 볼 시간도 없었고, 갑자기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영화 자체를 보기도 힘들어졌잖아.

스스로 만회라고 할 만한 걸 못해서 그런지 아니면 이 얘기를 너한테 하지 않아서 그런지 계속 신경 쓰이더라고.

아마 두 가지 다 때문이겠지.

다음에 중경삼림 볼 때는 꼭 실수를 만회해야지... 하고 있어.

그날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성장했어...^^ (대충 이모 말투)

 


앞에 말이 너무 길었다.이제 진짜진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얘기해볼게!

 

 

너도 알다시피 나 진짜 여자에 환장하고 이런 영화 매우매우매우매우 사랑하잖아.

개봉 날짜 나오기 전부터 되게 기대했었고 솔직히 말하면 제목은 바로 못 외움.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여전히 헷갈리네. 너는 어때.

 

지금 쓰면서 포스터를 보는데 이 영화는 포스터도 잘 뽑은 것 같아.

외국 영화 포스터 한국에 들어오면 진짜 망하잖아. 이상하고 큰 폰트로 무슨무슨 상 어디어디 수상 이런 거 꽉꽉 채워서 포스터에 여백이 없잖아... 적는데 빡친다.

근데 이건 그냥 배우들만 보여서 좋은 것 같아.

배우 > 제목 > 문구 순으로 보여.깔끔허니 좋네.

 

라고 적자마자 발견한 망포스터.Whyrano...그냥 배우들 표정이 각각 캐릭터 다워서 좋다...ㅎㅎ


하나하나 다 좋았고 중간중간 이런 게 별로였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게는 별점 5점 중에 4.5점짜리 영화였던 것 같아.

0.5가 어디서 깎였냐하며는

 

1. 민정 씨랑 유나 여적여 구도

2. 동식이 깝치는 거 결국 다른 연출을 했지만 그 잠깐의 숨 막힘

이 사진은 아니지만...

 

1번은 뭘... 누구는 혐관으로 먹는다 이런 소리 하는데 나는 그냥 불편하더라. 둘을 경쟁 상대로 보는 건 좋아. 당연히 회사에서 자기 잘되기 위해 경쟁하니까. 근데 왜 여적여가 되냐고. 남자친구니 꽃뱀이니 이런 대사를 꼭 써서 그 부분을 넣어야 했나 싶더라. 무슨 의도가 있어도 남들은 겉핥기로 역시 여적여... 이러거든. 여기서 쬐까 마이너스.

 

2번은 뭐 다른 연출을 하고 싶었다는 건 알겠어. 근데 영... 마음에 안 들었음. 본능적으로 감이라는 게 오잖아. 특히 여자는 감이 진짜 조지잖아. 그런 감이 위험한 상황에 쓰이면 숨이 턱턱 막히거든? 그냥 아는 거지. 이거 위험한 상황이구나. 자영이가 등을 때림으로써 분위기가 바뀌지만 누군가에겐 트리거가 눌릴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해. 내가 조금 그랬거든.


0.5 이야기했으니까 이제 4.5 읊어본다... 아오 너무 많은데~~*^^*지루한 거 아니지. 근양 꼭 읽어주면 되...

기억을 더듬어서 좋았던 부분들을 몇 가지 적어보자면!

 

우리는 영화에 나오는 세대가 아니라서 그 분위기라는 걸 잘 모르잖아. 그치만 오타쿠는 과몰입으로 그걸 해내...

과몰입도 과몰입인데 연출을 잘 해서 그런 듯. 옷부터 시작해서 엄청 사소한 소품까지도 다 그때 그 시절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았어.

물론 너무 촌스럽지 않게 섞었겠지만 한창 레트로거리던 사람들이 보면 환장할 것 같은 요소들이 많았던 것 같음.

 

약간 이런 거... 여기 나오는 여자들이 나를 미치게 해...ㅠ

 

 

그래도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건 배우들 연기 아니겠니... 아무리 좋은 영화도 연기가 꽝이면 말짱도로묵이잖아.

그치만 쓰레기 영화도 연기력이 좋으면 아오... 이걸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하지만 않았어도 안보는건데... 하면서 무한의 굴레에 빠지게 되는 거 아니겟니.?

하여튼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해서 보는 내내 이마 탁탁 때리고 기절하고 싶더라. 왜 이러는거야 다들...

그냥 연기를 잘하면 몰라.

왜 다들 캐해를 그렇게 잘하는 건데? 아오~~~~~

 

처음에 시작할 때 영어 막 배운 사람 연기하는데 캐릭터마다 다 다른 것도 좋았고

물론 주연이 정해져있지만 마지막엔 조연들까지 같이 해결하는 것도 너무 좋았던 것 같아.

 

내 최애 장면사실 그거임.보람이가 테트리스 하다가 부장님이 재미있어? 하니까 아씨발깜짝이야! 하는 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긴 포인트도 많아서 좋다. 최고의 영화!

 

 

사진을 왜 자꾸 쓰냐면... 그냥 글만 있으면 심심하잖아...^^

날 이겨내.

 

너 기다리는 동안 쓰고 있는데 영화 또 보고 싶다. 영화관에서 큰 화면으로 보고 싶다! 진짜... 언제쯤 마음 편하게 영화 보러 갈 수 있을까? 사실 코로나 끝나도 영화값이 너무 비싸서 망설여질 것 같긴 해. 아오!

 

여하튼 네 최애 장면도 궁금하다.

 

아, 또 좋았던 건 사건이 시원시원하게 해결되지 않았다는 게 나는 좋았어.

누구는 전개가 답답하다 이럴 수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큰 기업 VS 고졸직장인 했을 때 누가 이기겠냐고...

뻔한 싸움에 목숨 거는 여성들 , 그리고 승리.이게 너무 좋았어. 뻔한 싸움이잖아. 누가 이길거라고 생각해. 근데 그걸 여자들은 한다고.

아 왤케 점을 많이 써? 되게되게 좋았다는 뜻이야...

 

실화를 각색했다는 점도 좋고 여성들끼리 연대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영화를 볼 수 있었다는 게 좋았던 것 같아.눈물이 줄줄 흐르고 가슴이 웅장해진다...


한국영화 특 : 꼭 어디선가 한 번 웃겨야함.

이걸 이상하게 웃기는 영화들이 있잖아. 여혐 해놓고 자기들끼리 웃기. 진짜 하나도 안 웃기고 역겹거든? 근데 삼토익은 그냥 편하게 웃을 수 있었던 것 같음.

오히려 그런 거 있잖아. 여자들끼리만 웃을 수 있는 포인트. 그냥 순수하게 말과 분위기로 웃기는 그게 너무 좋았어.

 

이러케 조은 영화가 영화관에서 안 하다니... 이것도 다시 해줬음 좋겠다.

세계여성의 날에 여성영화 다시 상영해주기 이런 거 하면 어디 덧나? 허참네

나중에 독립영화관도 차려보고 싶다... 같이 해주겟니?

 

여전히 여혐 가득한 세상이고 기업이지만 계속해서 움직이면 변하지 않을까? 질문 아님. 변해야 함.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개미가 벽 타고 오르는 장면이 떠올라. 그런 식으로 여성끼리 연대하면 세상이 변할거라 믿게 돼.

내가 믿음을 잃지 않게 꽉 잡아준 영화였던 것 같다.

네가 삼토익을 어떻게 봤는지도 조금 궁금해.

 

다음에는 다른 거 들고 올게

앙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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